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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 바깥은 여름] “침묵의 미래”

이백순이 2023. 6.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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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미래는 다양한 언어가 사라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어떤 존재는 한 민족의 언어이다. 우리는 소수언어박물관의 사람들을 지켜보는 언어를 통해 사람들을 바라본다.

여기서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소수 민족들이 나온다. 현실에 빗대에 보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언어가 거의 소멸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소수언어박물관이라는 곳에 그들을 전시해 놓게 된다.

멸종 위기의 동물을 우리 안에 가두어 놓는 동물원처럼 이곳도 소수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사람을 가두어 놓는다. 그들은 각자의 언어를 기계처럼 반복한다.

안녕하세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본인들을 구경하는 중앙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생활양식을 보여주고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유리창 안에서 매일 반복한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의도를 완전히 알 수 없었지만 현실을 반영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미국이 본토인을 몰아내고 그들을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전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수를 차별하면 안 된다고 말로는 얘기하지만 사실은 그 소수가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다수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소수의 의견이나 행동은 사실 귀찮은 일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저자가 언어라는 존재를 무척이나 소중히 여긴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도 그 마음이 전해졌다. 언어는 단순히 말이 아니다. 공동체가 생기고 그 사람들의 관습이나 문화가 만들어낸 여러 사람의 약속이나 믿음 같은 것들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다.

결말에는 이 책의 주인공인 언어의 화자가 죽게 되어 언어 또한 소멸되었다. 결국 다 사라져서 중앙언어만 남게 되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일까. 그 끝은 나오지 않아서 추측만 해볼 뿐이다.

하나의 언어만 남았다는 것은 하나의 문화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양성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오면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까.

사실은 그런 세상이 이미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현시대를 떠올렸다. 우리는 조금 다르게 생기거나 다른 말을 하면 불편해한다. 다수에 속하고 싶어 하며 소수를 탄압하고 억압한다.

계속해서 이렇게 세상을 살다 보면 언젠가는 모든 언어가 사라질 것이고, 곧이어 침묵의 세계가 오고 말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 짧은 식견으로는 여러 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의미 있었다. 언어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자유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침묵의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 다양한 언어를 교류하고 어울려 소리 내어 살아갈 것인지 우리에게는 아직 선택의 기회가 있다. 사람들이 부디 옳은 선택을 할 기회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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